태초에 닭이 먼저 있었는지,
알이 먼저 있었는지,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다퉈서 답을 찾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세상에는 답이 없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산사(山寺)를 지키는 스님에게 물어보라.
스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깊은 산속에서 사느냐고,
산속에서 무엇을 하고, 혼자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보통사람들처럼 사랑도 나누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살아가면 좋지 않겠느냐고,
인생을 꼭 그렇게 살아야 되느냐고,
과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스님이 있겠는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 단다.
500만원이 무슨 강아지 이름인지 아느냐고,
그 돈이면 해외여행을 두 번 갈수 있는 돈이라고,
사주팔자 보는 사람이라고 소문나면 창피한줄 알라고,
자식들이 결혼할 때 까지만 참아달란다.
이렇게 우리 집사람이 속마음을 드러낸다.
사실 나도 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90살의 어머니는 교회에 가자고 하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단다.
아들의 얼굴만 쳐다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몸은 아프고, 마음은 지쳐 있는대 무슨 교회냐고,
병원에 데려가야지.
빨리 죽고싶지만 죽어지지 않으니 하루하루가 고달프단다.
70살의 아들은 믿음이 부족한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교회에 가서 기도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 질텐데 왜 그렇게 방안에만 있느냐고,
다시 한 해가 간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내년에는 명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대학원(大學院)에 간다.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이라고 한다.
자식들이 사용한다면 결코 아까워할 집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달라고 하니까 얼굴빛이 변한다.
등에서 땀이 흐르도록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기까지 정말 수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나의 행동을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고 싶지 않다.
다만 세상살이는 너무 복잡해서 누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을 뿐이다.
그냥 박사 한번 해 보고 싶어서라고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