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行)
2019. 10. 27. - 11. 7.
고달픈 삶을 벗어난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아무 확신도 없지만
더 이상 지금 삶에 머물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떠나는 이의 발걸음은 가볍다.
출처 : 새의 선물
동행 첫날
인천공항 - 아비다비공항 - 두바이 - 아비다비공항
인천공항에서 아비디비공항까지 약 열시간을 날아왔다.
출입국 심사를 하고 있는 하얀 복장의 아랍인은 경찰이다.
사진 몇 장을 찍었었는데 검은 복장을 하고 있던 여자경찰에게 적발되어 모두 삭제하였다.
이 사진은 발견하지 못해서 남게 되었을뿐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사막이 보인다고 하여 관심을 가졌지만 줄을 약 한시간동안 서야하고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사진만 찍었다.
7개부족의 왕들이 연합하여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국교가 이슬람교다.
따라서 일부다처제와 근친혼 제도가 인정된다고 한다.
국왕과 귀족들에게 치우친 부(富)와 권력의 편중 현상이 저층의 가난한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웠다.
행복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서 서로가 노력해야 되지 않겠는가?
동행 2일
아비다비공항 - 아프리카 모로코공항 - 카사블랑카 - 페즈
동행 2일차의 아침은 비행기 안에서 맞이하였다.
검은대륙 모로코의 상공이다.
모로코도 국교가 이슬람교다.
그러나 아랍연합과 좀 다르다.
히잡의 착용이 자유롭고 근친혼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로코 공항에 도착하였을때 첫 눈에 들어온 것은 소총을 휴대하고 있던 경찰들의 모습이였다.
"절대 군이나 경찰 그리고 여성의 사진은 찍지 마십시오, 휴대폰을 압수당하면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약 두 시간이랍니다. 이 나라는 국왕과 귀족이 있는 사회이므로 공권력이 아주 강하답니다."
정말 두렵고 긴장되는 나라였다.
그러나 모로코 국민들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모로코는 부자 나라다.
흑인들이 많이 살고, 사자와 표범 그리고 코브라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였다.
대부분 백인들이 살고 있었고,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몇 사람 보지 못했다.
도시는 도시화가 농촌은 농업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사자와 표범이 살 수 있겠는가?
왜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동행 3일
페즈 - 탕헤르 - 스페인 미하스
모로코에서 1박을 한 후 배를 타고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이곳은 모로코 탕헤르 항구라고 한다.
모로코 왕의 이야기를 잠깐 해야겠다.
그가 젊었을때 어느 무역박람회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 청혼을 하였지만 그 여인이 거부하였다고 한다.
그 여인은 서민이였고 평범한 직장인이였다.
거부한 이유를 묻자,
"나는 한 남자와 단 둘이서만 인생을 꾸미고 싶다, 당신은 국왕이므로 다수의 여자와 결혼할 것 아니냐?"
그 이유를 알게된 국왕은 사원으로 가서 " 이 여자외에 다른 여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왕비는 평소의 모습대로 봉사활동을 하는등 서민적인 삶을 유지 하여 국민들로 부터 인기를 독차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귀족들의 불만이 가중되어 결국 왕과 이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왕은 현재까지 약속을 지키고 있다.
동행 4일
미하스 - 말라가 - 그라나다
유럽에서 아침은 항상 빵이다.
물론 아침, 점심, 저녁, 빵이 빠지지 않는다.
몇 차례 한식을 먹었지만 대부분의 식사는 빵을 먹었었다.
미하스는 당나귀 마차가 있는 곳이다.
당나귀가 깡총깡총 종종걸음으로 마을을 한바퀴 도는데 그 요금은 잘 모르겠다.
어린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이미 나이가 많다.
어린애들 처럼 당나귀나 타고 좋아할 나이가 아니다.
사실 이런 조형물을 타는 것도 민망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폼을 잡아 보았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몸을 사진에 담아보고 싶었지만 들키면 큰 일 난다고 하여 먼 거리에서 배경만 카메라에 담았다.
물에 풍덩 빠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결국 포기하였다.
이곳의 기온은 약 28도 정도라고 한다.
동행 5일
말라가 - 그라나다
스페인은 마을이 전체적으로 하얀색이다.
때양이 뜨거워서 빛을 반사시키기 위하여 하얀색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알함브라 궁전이다.
왕비가 궁을 지키던 군장교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것을 알게된 왕의 질투심이 극에 달하여,
그 장교의 집안 남자들 모두(28명)을 궁으로 불러서 살해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살해 장소에 있었던 나무마저도 살해 장면을 목격을 했다는 이유로 죽였다고 한다.
사진에 나와 있는 죽은 나무가 그 당시 왕에게 잘린 나무라고 한다.
비극이다.
사랑은 그 누구도 심판할 수 없는 것이다.
동행 6일
그라나다 - 포루투갈 포루투
스페인처럼 포루투갈도 카톨릭교를 믿는다.
두 나라 모두 축구의 명가다.
축구의 리더십이 우리나라와 조금 다르다.
"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다, 마음껏 즐기자, 화이팅"
그들은 이런 장난끼를 리더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강력한 정신력과 강철 체력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 꼭 이겨야 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실수하지 마라, 화이팅"
그러나 우리는 장난끼 넘치는 유럽 축구를 넘어서지 못했다.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올리브와 코르크 나무 열매다.
두 나무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올리브는 스페인에서 많이 자라고, 코르크는 포루투갈에서 많이 자란다.
올리브 열매는 사람이 먹고, 코르크 나무 열매는 돼지가 먹는다.
스페인의 농부 프란시스는 올리브 농사를 짓기 위해서 항상 긴 막대기를 휴대한다.
포루투갈의 농부 안토니오는 코르크 농사를 짓기 위해서 항상 톱을 휴대한다.
두 사람은 긴 수염이 있어서 험상궂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여유롭다.
스페인 농부 프란시스는 올리브 나무를 심하게 패지 않고 가볍게 두드려서 열매를 따고,
포루투갈의 농부 안토니오는 톱질을 가볍게 하여 나무의 껍질을 벗겨낸다.
벗겨낸 껍질로 지갑이나 가방 같은 제품을 만든다.
우리나라의 김농부는 인상이 참 좋다.
수염도 없다.
그러나 모든것이 빨리빨리다.
동작이 느리면 용서가 안 된다.
동작 느린 사람은 잘 못하면 김농부에게 맞아 죽는다.
동행 7일
포루투 - 다시 스페인 톨레도 - 마드리드
투우의 나라 포루투갈에서 다시 스페인으로 이동한다.
투우경기가 생기게 된 동기는
양들이 잘 자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소를 제물로 받쳤다고 한다.
그것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게 되었고 결국 잔인하게 소를 죽이는 투우경기가 탄생하였다고 한다.
재미로 생명을 죽이는 짓을 해야될까요?
포루투갈에서 다시 스페인으로 왔다.
스페인 광장과 대서양이다.
옛날에는 이곳을 지구의 끝으로 알았다고 한다.
동행 8일
마드리드 - 사라고사
이날은 비가 내렸다.
많은 비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여행에 장애가 많았다.
유럽의 관광지는 대부분 성당과 수도원이다.
성당과 수도원에 들어갈 때는 보안검색을 철저히 한다.
종교 갈등이 그 원인이다.
옛날에 스페인에는 종교 재판소가 있었다고 한다.
카톨릭교외에 다른 종교는 이교도로 몰아서 감옥 살이를 시켰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는 이유로,
이교도로 몰려서 감옥에 가거나 죽음을 당했다고 하는대 사실인지 모르겠다.
동행 9일
마드리드 - 레리다 - 몬세라트
사실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모르겠다.
첫날 출발할 때 기억과 인천공항에 도착했을때의 기억만 생각 날 뿐이다.
누가 어디를 다녀왔냐고 물으면 한참을 생각한다.
어디를 다녀왔지?
그래도 잘 생긴 이들 커풀은 생각이 난다.
나도 젊었를 때는 나름 멋이 있었지.
나는 너를 쳐다 보는게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물론 너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가까이에 있잖니?
서로 관심을 좀 가져도 되는거 아닌가?
이곳이 스페인의 중앙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래 한번 믿어보겠다.
이제 이 도시를 떠난다.
동행 10일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수도원이다.
높은 산위에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절이 있어야 할 곳이다.
성모 마리아다.
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는대 얼굴이 갈수록 검게 변한다고 한다.
왜 그렇게 변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상과 악수를 하기 위해서 보통 한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여서 몇 분 기다리지 않았다.
정말 진지하게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와 같이 여행하는 분들 중에서도 두분의 신자가 계셨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고 물어보았다.
전혀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당연하다.
나도 손을 잡아보았지만 여느 물체를 잡았을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기분 그 자체였다.
만약 어떤 느낌을 받았다면 그것은 기적이다.
기적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제 여행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일은 또 약 이십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직막으로 해야 할 말이 있다.
" 이번 여행을 통해서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두 즐거운 모습이다.
와인도 한잔해야지.
세계에서 유명한 공연이라고 하는대. . .
사진 몇 장과 짧은 글로서 기행문을 작성해 보았다.
아픈 기억과 슬픔 그리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들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오가면서 오랫동안 살아 남게 된다.
결국 그런 기억들이 마음의 깊은 상처가 되어 아물지 못하고 각종 장애를 일으킨다.
그러나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마음 속의 행복은 느끼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여행을 다녀온지 불과 하루 지났다.
그렇게 즐거워 했던 기억들이 어디로 갔는지 잊혀진지 오래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어디서 사진을 찍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불행은 후유증을 남기지만 행복은 결실을 남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사진 몇 장을 얻었다.
대부분의 일의 시작은 좋은 의미에서 출발한다.
일부다처제의 경우,
남자들이 전장에 나가고 마을의 여자들은 가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마을에 남겨진 남자들이 그것을 보다못해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아 다수의 가난한 여자들을 보살피고 외로움을 달래 주었다고 한다.
그당시 남자들의 희생이 감격스럽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한번 만들어진 제도는 바뀌지 않았다.
왕과 귀족들이 반대하였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자연스럽게 비슷하게 되자,
이번에는 저층의 가난한 남자들이 외로움을 감수해야만 하였다.
그래도 그들은 신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이 29명의 아내를 맞이하여 왕자만 45명이라는 말을 듣고서,
그들은 진정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인지?
정의와 불의를 아는지? 의심이 들었다.
불의에 저항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분들의 문화를 이방인이 이야기 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 된 것이다.
그들의 문화를 존경하기로 했다.
다름을 인정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저항과 투쟁 그리고 쟁취의 단계를 거쳐서 발전하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희생이 발생하였다.
가진자들은 가난한 자의 빵을 빼앗고,
힘 좀 쓴다는 자들은 허약한 자를 패고,
편협한 지식인들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무식하다고 멸시하는 현실에서
이성을 되찾아야 된다고 아무리 외쳐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
인간은 원래 동물이다.
따라서 동물적인 본능이 존재하는 것이다.
불의에 저항하고, 투쟁하고, 쟁취하지 않으면 가진자들은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부(富)와 권력의 지나친 편중은 저층의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행복의 상향 평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풍요와 여유를 이야기하고 싶다.
정말 맛있는 빵과 소고기 그리고 닭고기를 많이 먹어 보았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해 보니까 이해하기 쉬웠다.
그들의 복지, 문화, 그리고 역사 모두가 우리보다 우수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공중화장실 문화는 우리에게 배워라고 말하고 싶다.
먹거리는 풍요롭지만 화장실은 유료다.
그들이 비만한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행복의 첫번째 조건은 사람이라고,
즐거운 사람을 만나면 즐겁게 되는 것이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나쁜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마을에서
어렸을때,
깡패 형을 따라간 친구는 조폭 두목이 되었고.
선생님이 데려간 친구는 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스님을 따라간 친구는 스님이 되었다.
명리학에서도 같은 논리로 이야기 한다.
대통령을 만나면 영부인이 되는 것처럼,
사람을 잘 만나면 인생이 바뀐다고 한다.
행복의 두 번째 조건은 음식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과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이 배가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즐거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서 즐거웠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동행하였다.
그래서 행복하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당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