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많이 읽어 봐라. 그래야 논문을 잘 쓸 수 있다." 논문 지도교수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논문 한 줄을 읽어 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아는가? 시, 수필, 소설, 그리고 재미있는 만화책마저도 읽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물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논문을 누가 읽어 본다는 말인가? 논문 때문에 폭삭 늙어 버린 사람들 많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별 희안한 사람들이 많다. 교수님도 그들 중 한 명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홀로 살면서 책만 읽고 논문만 쓴다. 그런 생활을 즐기는 사람처럼 보인다. 나 같으면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서 연애도 좀 하고, 술도 마시면서 세상 살 맛 나게 살아 볼 텐데, 수십 년 동안을 그렇게 살아오셨기 때문에 대한민국 최고의 명리학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문뜩 거울을 쳐다보았는데 거울속에 어디서 많이 본 영감이 서 있었다. 그래서 인사를 하였더니 거울 속의 영감이 나를 보고 인사를 하더라. 논문을 쓰다 보니 심신이 많이 늙어 버렸다. 그래도 논문을 계속 많이 읽어 보란다. 교수님의 논문은 한두 편이 아니다.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논문을 쓰셨다.
복이 형이 "나중에 큰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까 논문을 표절 하지 마라"라고 해서 표절하지 않았다. 사실 쌍둥이에 대한 연구는 학자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표절할 수 있는 논문이 없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라서 스스로 개척하고 연구해야만 갈 수 있는 길이다. 나는 겁이 많아서 무서움에 떨면서도 어두운 길을 혼자 다니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대학원 입학 초기에는 합격하였다고 마냥 즐거워하면서 하하, 호호, 위하여, 마셔라, 부어라, 아무것도 모른 채 좋아들 하지만 한 학기가 끝나고 나면 얼굴색이 허옇게 변한다. 영어시험, 한문시험, 종합시험, 그리고 논문 연구계획서 제출해야지, 그뿐이겠는가? 학점 채우고, 학술논문 통과시켜야 되고, 학위논문을 써야 된다. 그래서 스트레스 과다로 나가 자빠져버린 사람들도 많다.
환갑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는다고 해서 무슨 덕이 있겠는가? 명함에 박사라고 세기고, 책 한권 쓰고 나면 그 박사라는 명함 때문에 책이 한두권 더 팔릴 수 있을 것이고,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한, 두 시간 강의를 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특별한 소득은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에야 붕어빵을 굽는 게 훨씬 낫다는 말이다.
"이제 학교 그만 다녀, 제발 정신차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이상한 학교를 다니더니 폭삭 늙어 버렸구만." 가족들에게 매일 듣는 말이다. 그래도 이 길을 계속 가야 될 것 같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많아서 이 짓이라도 해야지, 그냥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면, , ,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