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박효진, 여자 중학생, 지음)
산길의 오르막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올라갔습니다.
산길을 올라가다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무조건 올라갔습니다.
산길을 계속 올라가다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쳤습니다.
나는 중요한 것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올라갔습니다.
지금도 오르는 중입니다.
산은 언제나 정상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잠깐의 여유가 생겨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자 할 때, 거리의 악사를 만나게 된다면, 건물 안에 비치돼 있는 간이 책꽂이에서 잡지책을 펼쳐 볼 수 있게 된다면, 고객용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릴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작은 얻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값진 시간이 있을까?
약속 시간을 기다릴 때,
퇴근 시간을 기다릴 때,
기차 시간을 기다릴 때. , ,
이 시를 여자 중학생이 병석에서 지었다고 한다. 아픔을 견뎌내면서 끝까지 좌절하지 않겠다는 강열한 의지를 시로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시만큼이나 서글픈 여학생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왜 어린 사람들이 죽어야 합니까?라는 말이 떠 올랐다. 오늘은 청소년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들의 내일이 화려하게 펼쳐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