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나이를 먹은 모양이다.
아버지의 모습을 똑 같이 닮았다. 거울을 쳐다볼 수록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습만 닮은게 아니다. 습관도 닮았다. 술에 취하신 날이면 했던 말을 또하고, 또하고, 말씀이 끝이 없었는데 어느듯 나도 술에 취하면 말이 많고 했던 말을 반복하게 된다. 철없던 시절에는 그 소리가 싫다고 "질렸다"면서 가출할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 후회스럽다. 그냥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라고, 대답만 해 주었더라도 아마 덜 외로웠을 것이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했던 말을 반복해 가면서 날 밤을 지새웠겠는가? 많이 외로우셨던 모양이다. 그리움이래.
이제 나도 외로운 모양이다.
그리운 사람의 손을 잡고 이야기 하면서 어딘가를 함께 걷고 싶은 마음도 들고, 또 어떤 날에는 누군가를 붙들어 두고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싶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다. 누가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어주겠는가? 내가 직접 외로움을 느껴 보니까 외로워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술에 취한사람들, 소리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그리고 정신차리라고 호통을 치는 사람들 마저도 외롭다는 소리로 들린다. 내가 벌써 여기까지 왔나?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끝이 보이지 않는데 정말 찬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정신차려야겠다. 다시 기운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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